유가
2023. 4. 28. 23:47ㆍ카테고리 없음
나의 증조할머니인 조성수 여사는 유가를 아주 좋아했다.
조성수 여사의 증손자인 나도 그러했다.
유가는 프랑스 국기같은 빨강, 파랑 그리고 흰색으로 이루어진 비닐 포장지에 포장된 캬라멜 같은 과자다.
유가는 탈지분유와 물엿과 설탕을 섞어 만들었다고 한다.
나의 기억 속 할머니의 첫 모습처럼 유가는 하얗고 조금 주름이 졌다.
할머니는 나를 유가처럼 좋아하셨다.
아니면 유가를 나처럼 좋아하셨다고 쓸 수도 있다.
할머니는 유가처럼 일본에서 왔다.
할머니는 유가처럼 일본어로 된 이름이 있다.
유가는 우리 할머니처럼 전쟁과 함께 태어났다.
유가는 우리 할머니처럼 이제는 잘 볼 수 없다.
어느 명절에 나는 할머니가 유가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까만 비닐봉투에 유가를 사 들고 갔을 때의 할머니의 표정을 기억한다.
할머니는 유가처럼 부드럽게 주름이 졌다.
나는 할머니를 유가처럼 좋아했다.